박수진 회원 개인전 [비정기적 포착 Irregular capture | Park, Sujin 1st Fashion Illustration Solo Exhibition]
속기나 문구는 모두 기록한 순간과 장소로 돌아가기 위한 것이다. 이건 매우 엄밀한 의미에서 하는 말이다. 기록은 그게 무엇이든 내가 그걸 쓴 이유가 아닌 느낌의 체험으로 나를 데려간다. 이건 중요하다. 그러면 나는 그 아이디어, 곧 그 사건의 의미에 대해 돌이켜 생각하기보다는 아이디어가 나오기 이전부터 생각할 수 있게 된다. 내가 공책에서 포착하고자 하는 건 논평이나 생각이 아니라 그 순간이다. (중략) 운명은 설령 화려한 옷을 차려 입었다고 해도 잠시 스쳐 지나갈 뿐인 엑스트라처럼 무대에 등장한다.
- Mary Oliver 『Blue Pastures』 중에서